동방음양철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의 대승리는 '2828' 의 대승리 빛과 어둠이 갖춰진 레이무

번역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나서 끄적여보는 글.


동방음양철이 2011년 말에 완결이 되면서 결과적으로는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과 블루레이 가족의 해피 네버엔딩 대승리로 끝나긴 했지만,

막상 동방음양철 초중반 연재분을 보면 딱히 제작자분이 대놓고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을 밀어준 흔적을 찾기가 힘듭니다.
단지 '은근하게', '2828' 한 분위기로 밀어줬는데, 팬들이 이걸 굉장히 맘에 들어했다는 거죠.


* 2828 : 일본 네티즌들은 '니야니야(히죽히죽 웃는 모습을 나타내는 의태어)' 라고 읽으며, 주로 사랑스럽고 잘 어울리는 커플이 은근히, 보는 이들을 간지럽게 하면서 훈훈하게 노는 장면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


음양철의 인기 덕분에 지금은 픽시브에서 브론트씨가 린노스케를 압도적으로 밀어내고 레이무와 NL로 가장 많이 엮이는 캐릭터가 됐지만, 음양철이 니코동에 연재될 당시만 해도 '하쿠레이 레이무 x 브론트씨' 커플링의 조합은 2차 창작계에 전혀 없던 조합이었습니다. 브론트씨는 오히려 히나나이 텐시와의 커플링으로 뜨고 있는 상황이었고, 텐시x브론트씨 커플링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랏톤 전설' 같은 2차 창작물이 니코동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죠.

아마도 음양철 제작자님은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을 밀어줄 경우 단순히 동방프로젝트 GL 팬들이나 파판11 BL 팬들의 반발은 물론, 기존의 텐시x브론트씨 커플링을 밀던 브론티스트들도 반발할 것임을 예상하고, 이 조합을 밀어주는 데에 굉장히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동방음양철 제작자님이 처음부터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을 노리고 음양철을 제작한 건 확실합니다.
가장 큰 증거로, 제작자님은 작중에서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의 최대 방해요소인 텐시의 존재를 철저하게 배제시켰습니다.


지금은 동방음양철이 파판11 x 동방프로젝트 크로스오버 작품의 대표작으로 떠버린 탓에 텐시x브론트씨 커플링도 동방음양철에서 처음 나온 걸로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텐시x브론트씨 조합은 둘다 공격을 받아내기 좋아하는 근접전 타입의 캐릭터라는 네타로 그 전부터 뜨고 있었고, '그랏톤 전설' 이라는 작품으로 동방음양철 이전부터 인기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정작 음양철에 텐시는 등장하지도 않아요. 제작자님이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을 띄우기 위해 철저하게 배제시킨 의도가 보입니다. (하지만 이후 적지 않은 동방유정천 계열 작품 제작자분들이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과 텐시x브론트씨 커플링을 동시에 밀어줌으로서 결과적으로 텐시는 레이무와 함께 동방유정천 계열 작품의 더블 히로인 중 한명이 되고...)

그런데 그랏톤 전설이랑 동방음양철에서 각각 커플링을 띄워주는 요령을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납니다.
그랏톤 전설은 기존부터 커플링 네타가 있는 캐릭터들을 데려다가 닭살돋는 대사를 그냥 대놓고 날리면서 밀어준 것에 반해(솔직히 그랏톤 전설은 지금 보면 '이딴 게 어떻게 인기를 끈 거지?' 하는 생각이 들 뿐만 아니라, 보고 나서 별 여운도 남지 않는 작품입니다), 동방음양철 제작자님은 '2828' 가 뭔지를 좀 아는 분이셨다는 겁니다.
전혀 닭살이 돋지도 않으면서, 작품을 감상하고 있으면 시청자가 자기도 모르게 이 커플을 응원하고 싶어지게 만드는 방법을 굉장히 잘 아는 분이셨고, 결과적으로 음양철 이전까지 아무런 커플링 네타가 없었던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은 대성공을 거둡니다.

정작 음양철 작중에서는 대놓고 '얘들 커플링입니다' 라고 알 수 있는 수준도 아니었고, 그저 은근히 2828한 연출을 이용하면서 '얘네들이 커플링으로 맺어지면 행복해질 것 같지 않나요?' 정도를 어필한 것 뿐인데, 이걸 보고 픽시브에서는 순식간에 "이번 기회에 외톨이 레이무양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라면서 그림쟁이분들이 단합하여 적극적으로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 팬아트를 그리면서 이 조합을 밀어주기 시작했고, 니코동에서는 음양철이 연재되기 시작한 지 한달만에 음양철 외전을 자처하며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을 지원해주는 영상들이 올라오는 상황이 됩니다.


커플링을 밀어주는 방법 자체가 대놓고 밀어주는 게 아니라 맺어질지 어떨지 애매하게 나가면서 시청자들의 애를 태우며 '2828를 자극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팬들이 적극적으로 제발 이 둘을 맺어지게 해달라고 커플링을 지원해주는 상황이 된 거죠. 제작자님이 의도하셨던 대로 상황이 흘러가 주었으므로, 후반부에 가면 제작자님은 더이상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의 해피 네버엔딩 결말을 내는 것을 주저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나중에 동방음양철 제작자님이 최종화 업로드를 앞두고 남겨주신 코멘트를 보면, 제작자님 스스로가 '이렇게까지 인기를 끌 줄은 몰랐다. 동방음양철의 세계관을 기초로 한 3차 창작물이나 외전을 만들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리며, 동방음양철의 세계관은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얼마든지 가져다 써주셔도 상관없다' 라고 언급하신 부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최종화를 올려주신 뒤에 잠적하시죠.
당시만 해도 전무했던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의 조합을 창조하여 밀어주려는 제작자님의 의도는 멋지게 적중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제작자님조차도 전혀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겁니다.

제작자님이 잠적하신 이유에 대해서는 팬들이 여러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작자님 스스로가 더 이상 기본 세계관을 벌려놓지 않는 편이 3차 창작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신 게 아닐까 추측됩니다. 동방음양철이 미처 완결되기도 전에 이미 3차 창작을 통해 기존의 동방음양철에는 없던 설정(파르시♡더러운닌자 커플링이라든가)이 거의 음양철 공식 설정인 것처럼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경우가 많았고, 이 상황에서 2차 창작자가 설정을 벌려놓는 것은 오히려 이미 나와있는 3차 창작의 좋은 인기 설정들을 해치게 될 것으로 판단하신 것 같네요. ^^;



덧글

  • G-32호 2013/03/16 21:58 # 답글

    직구보다는 은근하게 어필하는게 제일 좋죠

    은유와 비유 설명할때도 자주 나오잖습니까. 여자가 대놓고 옷을 벗어제끼는것보다 옷 벗는 소리를 들려주는게 더 욕망을 자극한다고.
  • 낙엽도 2013/03/16 23:03 #

    공감합니다. 랄까 뭔가 너무 설득력 있는 예라서 무섭군요.
  • 대공 2013/03/20 20:39 #

    정답이네요.
  • 대공 2013/03/20 20:47 # 답글

    텐시는 분노가 유정천 때문에 쉽게 연상이 되는데 이런 커플링은 처음 보네요
  • 낙엽도 2013/03/21 01:47 #

    간단하게 최강 탄막 + 최강 방패
    텐시+브론트씨 조합은 탱커만 두명이지만 레이무+브론트씨 조합은 브론트씨가 앞에서 막아주고 레이무가 뒤에서 때리는, 음양이 조화된 이상적인 전투조합이 나온다. 뭐 이런식이죠 ^^;
    덧붙여서 레이무, 브론트씨 둘다 성격 괴팍한 깡패라서 성격상으로도 잘 어울리는듯. (...)

    말씀하신 대로 텐시x브론트씨 쪽은 네타성 커플링이라 이쪽이 메인인 3차 창작물은 네타성 작품이 많은 데 비해, 스토리의 비중이 큰 3차 창작물은 거의 대부분 레이무♡브론트씨 커플링이 메인입니다. 전 스토리를 따지는 편이라 후자가 훨씬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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