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영나암 25화의 시리어스를 보니 새삼 동방결투철이 달라보입니다 빛과 어둠이 갖춰진 레이무

동방영나암 25화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는 여기에 굳이 적어두지 않습니다. 스포일러이기도 하고...
팬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화제가 된 내용이라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보시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동방결투철 73화의 한 장면>

빈약일반인A : 하아...... 지쳤다......

빈약일반인B : 뭐야 너, 설마 이렇게 늦게까지 일한거냐?

빈약일반인A : 그 설마라구...... 우린 농사짓는 집이니까 말야...... 왜, 그 이변......

빈약일반인B : 아아, 검은 눈......

빈약일반인A : 농지도 작물도 다 메말리버렸고, 사람 몸에 어떤 영향을 줄 지도 모르겠고......
덕분에 요 몇일간 계속 제설작업이다 땅고르기다 뭐다. 좀 봐줬으면 하는 심정이라구 정말......

빈약일반인B : ......힘들었겠구만.
그래, 술이나 한잔하러 가자구. 내가 낼테니까 말야. 아직 열었으려나......


빈약일반인B : 엣...... 없다구......?

술집주인 : 죄송합니다, 예의 그 이변때문에 안그래도 물량을 확보하기 힘들었는데......
바로 오늘, 산의 요괴분들이 남은 물량을 다 사가지고 가셔서요.

빈약일반인A : 요괴들이......? 왜 또......

술집주인 : 잘은 모르겠지만 들은 얘기로는, 이변이 끝났으니까 오늘 저녁에 연회를 열 거라던데요.

빈약일반인A : ............
하핫, 연회라...... 좋네, 그거......!

빈약일반인B : 어, 어이......?

빈약일반인A : 요괴들 사정에 맞춰서 멋대로 우리들까지 바깥 세계랑 분리시켜 놓고. 이변이 일어날 때마다 우리 생활은 망가지고.
끝나면 즐겁게 요괴들끼리 연회라! 보나마나 하쿠레이의 무녀도 끼어서 화기애애하게 놀고 있겠지!
하하...... 녀석들...... 정말로...... 장난치는 거야 뭐야......!!


<그리고 여기에 달린 시청자 코멘트들>

- 그야 환상향은 요괴를 위한 낙원이니까, 인간은 요괴를 유지하기 위해서만 존재하지.

- 아~ 이건 위험해.

- 이변이 놀이로 끝나지 않는 세계인가.

- 약자의 오만인가, 구해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다 보니 구해진 일은 전부 잊어버리고 있어...

- 오만이라... 너도 농작업 해봐라. 이런 이상기후를 놀이쯤으로 일으키는 녀석이 있다고 하면, 쳐죽여버리고 싶어질거라 생각하는데.

- 요괴의 놀이 때문에 매번 죽을 고생을 당하면 그야 증오가 생기겠지

- 아아... 레이무가 사람들로부터 붕 떠 있다는 게 이건가...

- 애매하긴 하지만, 이거 실제로 환상향에서 있을법한 광경 아냐?

- 어차피 강자의 낙원인거죠.

- 요괴「난 손해본거 없으니까. 그리고 너네가 손해보든 말든 내 알바 아냐. 어차피 전부 어찌되든 상관없는 인간인걸 뭐.」

- 랄까 실제로 있을법한 일이잖아.

- 뭐, 맞는 말이다.

- 공식에서는 잘 다루지 않지만 확실히 그렇긴 하지...

- 요괴「대놓고 말하자면 너네들이 죽든 말든 아무 상관없어. 리얼 관계가 없으니까. 다시말해 너네들한테 줄 동정따윈 없어.」

- 실제로는 레이무랑 요괴가 사이좋다는 거 알려져 있지 않은 거 아니었냐?

- 평등이라는 건 어려운 거구만

- 그치만 무녀 한사람에게 전부 맡겨버리는 것도 좀...

- 특별하지도 않은 마리사도 이변해결이 가능하니까, 원작의 이변은 좀더 가벼운 느낌 아냐?




......이게 니코동에 올라온지 불과 한달도 안된 동방결투철 73화 내용의 일부. (정확히는 2월 2일에 올라왔습니다)

* 니코동 동방결투철 마이리스트 : http://www.nicovideo.jp/mylist/25890453


지금까지는 동방결투철의 작중 세계관이나 캐릭터간의 관계에 대해서 '원작설정의 재해석이 잘 되어있는 작품' 이라고 생각했는데
몇일전에 뜬 화제의 동방영나암 25화를 보고 나니까 이젠 동방결투철이 '원작설정이 매우 현실적으로 반영된 작품' 으로 보입니다. (...)


스포일러라서 자세히 밝힐 순 없지만


동방결투철 작중 시간대에서는, 동방 원작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몇명이 과거의 이변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설정으로 등장하지 않으며
그 대신 작중 등장인물들의 과거 회상씬을 통해 등장해주시면서 작품의 주제를 전달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즉, 과거에 사망한 인물이라는 설정만으로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니라, 과거에 무슨일로 인해 어떻게 사망했고, 그것이 작중 등장인물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중점적으로 묘사함으로서 무거운 주제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거죠.

또, 2부에서는 야쿠모 유카리가 짜둔 기존의 환상향의 이변해결 질서를 '낡은 질서' 라 여기는 코메이지 사토리가 야쿠모 란과 결탁하여 유카리를 일선에서 끌어내린 뒤에 모리야 신사의 무녀(코치야 사나에)를 내세운 새로운 이변해결 질서를 짜고 자신이 그 뒤에서 실질적인 환상향의 중심이 되려 하는, 흡사 치열한 정치싸움을 보는 듯한 환상향의 세력대결 묘사가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 (http://hsh357.egloos.com/986123 )

이런 면에서 저는 동방결투철을 MTG 동화로서가 아닌 스토리 동화로서 굉장히 높이 평가합니다.
진심으로 결투철 제작자님 본업이 프로 시나리오 작가 아닌지 뒷조사를 해보고 싶을 정도라구요. (...)


영나암 25화에 나온 장면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 장면에 깔린 기본적인 설정 자체는 오래 전부터 있었던 동방 원작설정을 그대로 적용한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몇몇 골수 동방팬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요.
다만, 그것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표현한 공식 서적은 처음이라는 점이 임팩트가 있는 건 확실한 것 같네요.


뭐 전 기본적으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의 동방 2차 창작물을 좋아하지만, 어두운 분위기의 시리어스한 창작물도 좋아합니다. (사실 어느쪽이든 맛만 좋으면 그만입니다)
이번에 공식 서적에서 대놓고 시리어스한 환상향을 묘사함으로서 2차 창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밝은 분위기의 창작물이 비교적 적어지는 것인가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네요. ^^;;;



예. 밝은 분위기의 레이무x브론트씨 커플링도 좋지만, 어두운 분위기의 레이무x브론트씨 커플링도 더 많이 보고 싶습니다.
......아니 뭐, 밝은 게 더 좋은 건 당연하지만...... 뭐 어두운 거라도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닙니까? =3= (사실 레이브로는 어떻게 먹어도 다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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